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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다운 괴물이 저 자신을 괴롭힌다 - (커버이미지)
가장 아름다운 괴물이 저 자신을 괴롭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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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폴 발레리 (지은이), 윤유나 (엮은이), 김진경, 김진준, 김출곤, 박술, 서대경, 이주환, 정수윤, 이지원, 최성웅, 최승자 (옮긴이) 
  • 출판사읻다 
  • 출판일2018-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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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외국 시를 읽는다는 것은
낯선 목소리로 말을 건네는 시인의 목소리와
그것을 전하는 번역가의 목소리
그리고 이 목소리들과 부딪히고 교감하는 독자의 목소리,
이 세 목소리를 듣는 것이다

이런 몸짓으로
이런 모습으로
이런 목소리로

시가 말을 건넨다


《가장 아름다운 괴물이 저 자신을 괴롭힌다》는 특정 문학 사조나 기존의 논리를 좇아 질서 정연하게 꾸린 시집이 아니라 오로지 시가 건네는 목소리와 몸짓, 모습에 따라 흐르듯 구성한 시집이다. 시를 쓰고 시를 번역하고 시를 읽으며 오랫동안 알고 지낸 두 사람이 함께 한 권의 세계 명시 선집을 엮었다. 시에 매료되어 새로운 아름다움을 보기 위해 다른 언어의 공간으로 훌쩍 떠났던 번역가 최성웅이 세계 곳곳의 다양한 언어로 쓰인 시 중에서 삼백여 편을 선별했고, 평생 한국어로 시를 쓰고 읽으면서 동시에 한국어로 옮겨진 외국 시들을 좋아해 즐겨 읽었던 윤유나가 그중 쉰다섯 편을 골라 일정한 리듬을 가진 시집으로 만들었다. 에드거 앨런 포, 아르튀르 랭보와 같이 널리 알려진 시인들의 작품과 콘스탄틴 카바피처럼 생소한 시인들의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 레온 셰스토프와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과 같은 철학자의 글과 화가 에곤 실레의 시, 불교 경전이 공존한다. 열 명의 옮긴이 또한 시인, 번역가 등 다양하며 옮긴이 중 한 사람이 독일어로 쓰고 한국어로 옮긴 시도 한 편 수록되었다. 처음 외국 시를 읽는 독자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고 시를 접하며 살고 있는 사람에게도 여전히 소중한 책이 될 수 있는, 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세계의 시작이 되어 그들 모두를 서로 이어줄 수 있는 시집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세상의 낯선 목소리들
하나의 목소리에만 갇혀 있던 독자에게 언어의 생경하고도 아름다운 공간을 펼쳐 보이다


번역된 외국 시를 읽으니 한국어가 낯설게 느껴졌다. 한국어가 낯설어지는 순간이 즐거웠다. 나만의 특별한 언어를 갖게 된 것 같았다. 다른 나라의 언어를 최대한 그 본연의 호흡에 가깝게 옮기고자 노력하는 가운데 발생하는 거친 리듬이 좋았다. 그것은 내가 찾고자 했던 어떤 언어의 진정성에 닿아 있었다. 번역된 외국 시를 읽는 것은 낯선 모국어를 읽는 일이며, 또한 모국어의 순수함을 느끼는 일이었다. 외국 시를 읽다보면 한국의 시가 그리워지기도 했다.
_〈들어가는 말〉 중에서

번역 시를 읽을 때에는 세 가지의 목소리가 교차한다. 낯선 목소리로 말을 건네는 시인의 목소리와 그것을 전하는 번역가의 목소리, 그리고 이 목소리들과 부딪히고 교감하는 독자의 목소리. 이 세 목소리는 때로는 불화하고 때로는 놀랍도록 친밀한데, 외국 시를 읽는다는 것은 이러한 목소리들을 한꺼번에 경험하는 것이다. 번역 시에만 있는 이러한 다성성(多聲性)은 평면의 종이 위에서 마치 한 편의 연극이 펼쳐지는 것과도 같다. 자칫하면 낯설고 이해하기 어려운 무엇으로 보일 수 있으나 한편으로는 그 안에서 안일함 속에서는 볼 수 없는 아름다움이 꽃피어나고는 한다. 기획자인 최성웅과 윤유나는 외국 시가 종이 위에서 공연되는 한 편의 연극 같다는 점에서 착안하여 이를 기준으로 시를 읽는 방식을 몸짓을 읽는 방식, 목소리를 읽는 방식, 모습을 읽는 방식으로 분류하고 작가별로 묶어 여러 겹을 지닌 외국 시들을 한데 포개었다. 서로 다른 목소리가 독특한 울림으로 겹쳐진다.

미라보 다리 아래 센 강은 흐르고/ 우리네 사랑/ 기억해야 하는가/ 기쁨이란 언제나 고통 뒤에 온 것임을// 밤이 온들 시간이 울린들/ 하루하루가 떠나가고 나는 머무네// 손에 손을 잡고 서로를 마주 보자/ 비록 저기/ 우리의 팔로 이어진 다리 아래/ 영겁의 시선에 지친 물결이 흐를지라도// 밤이 온들 시간이 울린들/ 하루하루가 떠나가고 나는 머무네
_34쪽, 기욤 아폴리네르, 〈미라보 다리〉 중에서

빛이 부서진다 태양이 비추지 않는 곳에서./ 그 어떤 바다도 흐르지 않는 곳에서, 심장의 물결이/ 밀물로 밀려든다./ 그리고, 머리 속에 반딧불이가 들어 있는 창백한 유령들,/ 빛과 같은 것들이/ 줄지어 살을 통과해간다 그 어떤 살도 뼈들을 치장하지 않는 곳에서.
_36쪽, 딜런 토머스, 〈빛이 부서진다 태양이 비추지 않는 곳에서〉 중에서

우리는 순수한 것을 생각했다
그리고 괴물이 탄생했다


시집의 제목인 ‘가장 아름다운 괴물이 저 자신을 괴롭힌다’는 아폴리네르의 시구절에서 따온 것이다. 이 시집은 독립출판의 형태로 단 오백 권만 세상에 나왔던 《우리는 순수한 것을 생각했다》에서 출발했다. (‘우리는 순수한 것을 생각했다’라는 제목 역시 해당 시집에 실렸던 폴 발레리의 〈정다운 숲〉의 시구로, 이 시는 본 《가장 아름다운 괴물이 저 자신을 괴롭힌다》에도 실려 있다.) 2016년 ‘노동 공유형 독립출판 프로젝트’를 내걸고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우리는 순수한 것을 생각했다》를 비롯한 열 종의 시리즈 기획을 선보였던 읻다프로젝트는 어엿한 하나의 출판사로 성장하면서 어느새 처음 기획한 열 종의 ‘괄호 시리즈’를 완간하고, 새로이 ‘읻다 시인선’ 시리즈도 지금까지 네 종 출간했다. 《가장 아름다운 괴물이 저 자신을 괴롭힌다》는 《우리는 순수한 것을 생각했다》를 아끼고 좋아하는 이들의 증쇄 요청에 힘입어 새로운 시를 보태고 새로운 콘셉트를 고민하여 내놓은 결과물이다. 읻다출판사는 독자의 응원과 격려에 보답하며 앞으로도 차근차근 ‘읻다 시인선’과 또 다른 새로운 기획을 선보일 예정이다.

저자 소개
앨프리드 에드워드 하우스먼 ·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 베르톨트 브레히트 · 에곤 실레 · 노발리스 · 폴 발레리 · 기욤 아폴리네르 · 딜런 토머스 · 윌리엄 워즈워스 · 스테판 말라르메 · 미야자와 겐지 · 하기와라 사쿠타로 · 고트프리트 벤 · 쥘 쉬페르비엘 · 폴 엘뤼아르 · 피에르 르베르디 · 레온 셰스토프 ·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 블레즈 상드라르 · 앙토냉 아르토 · 아르튀르 랭보 · 빅토르 위고 · 두보 · 다카무라 고타로 · 로베르 데스노스 · 빈센트 밀레이 · 쿠르트 슈비터스 · 박술 · 라이너 마리아 릴케 · 콘스탄틴 카바피 · 폴-장 툴레 · 트리스탕 코르비에르 · 월리스 스티븐스 · 아담 미츠키에비치 · 에드거 앨런 포 · 프랑시스 잠 · 루쉰

저자소개

프랑스의 시인·사상가·평론가. 장시 「바다의 묘지」의 무대가 된 프랑스 남부 지중해 연안의 항구 세트에서 태어났다. 몽펠리에 대학에서 법률을 공부하였고, 급우인 피에르 루이스의 소개로 앙드레 지드와 사귀며, 말라르메와도 교류하게 되었다.

이후 두 편의 중요한 산문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방법에 관한 서설(Introduction a la methode de Leonard de Vinci)」(1895), 「테스트 씨와의 저녁(La soiree avec monsieur Teste)」(1896)을 통해 깊이 있는 사고와 필력을 보여주었으나, 1897년에서 1917년까지 20년 동안 시를 떠나서 아바스 통신사 등에서 한직이 주는 여가를 이용해 수학과 추상적인 규율들에 대한 사색에 몰두하였다. 이 긴 침묵은 장시 「젊은 파르크(La Jeune Parque)」(1917)의 발표로 비로소 깨진다. 청년기의 시 작품들은 『옛시 앨범(Album de vers anciens)』(1920)을 이루게 되고, 「바다의 묘지」, 「나르시스 단장」등을 담은 장년기의 시들이 시집 『매혹(Charmes)』(1922)을 낳게 된다.

이들 작품은 상징시의 한 정점이자 프랑스 시의 한 궁극으로 인정되어 발레리를 일약 대시인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그 후 시는 쓰지 않고, 산문과 평론으로 계속 이름을 떨쳐 마침내 20세기 전반기의 유럽을 대표하는 최고의 지식인이 되었다. 1925년 프랑스 아카데미 회원이 되었으며, 1937년부터 생애를 마칠 때까지 콜레주 드 프랑스에서 시학 강의를 하였다.

다른 주요 작품으로 평론집 『바리에테』, 산문 『영혼과 무용』, 『외팔리노스』, 『나무에 관한 대화』, 시극 『나의 파우스트』 등이 있다.

목차

기획의 말 5

들어가는 말 11



이런 몸짓으로

ⅩⅩⅩⅡ 21

〈어떤 머리말〉에서 22

아침저녁으로 읽을 것 24

불쌍한 B. B. 이야기 25

전나무 숲 28

말 없는 그녀의 창백한 초상 29

제3찬가 30

시의 아마추어 32

바다 35

정다운 숲 37

나는 일요일의 휴식을 살핀다 38

미라보 다리 40

빛이 부서진다 태양이 비추지 않는 곳에서 42

수녀들은 수녀원 좁은 방에 불평하지 않는다 45

파이프 46

서 48



이런 모습으로

죽지 않는 문어 55

작은 과꽃 57

심야카페 58

불의 뾰족함 60

탁자 61

구름 65

거울 67

젖은 69

신비에 대한 또 다른 설명 70

헤아림 너머 71

선과 형태 73

시인 74

도스토옙스키, 명징에 맞선 투쟁 75

코르도바의 민가 마을 77

영양, 뜻밖의 사랑 78

섬들 80

시 81

모음들 83

파종의 계절, 저녁 84

가을이 인다 86

레몬 애가 87

한 장의 나뭇잎이 있었다 88

나는 오늘 산책을 했다… 90



이런 목소리로

선술집 95

무성통곡 97

비에도 지지 않고 99

아나 블루메에게 101

나무가 모르는 것 103

제8비가 104

살해당한 것들 109

지나간 것을 좋아하나요 110

그건? 112

혼돈의 감정가 117

불확실 120

까마귀 123

며칠 후엔 눈이 내리겠지 132

물이 담긴 유리잔 134

희망 136

폭류경 139

한줄 서평